TTMIK Iyagi #97 - PDF

Published: Feb. 14, 2012, 7:43 a.m.

석진: 안녕하세요.

효진: 안녕하세요. 석진 오빠.

석진: 안녕하세요. 효진 씨.

효진: 네. 안녕하세요. 여러분.

석진: 안녕하세요. 여러분.

효진: 오빠, 오늘은 뭐에 대해서 얘기해 볼 거죠?

석진: 오늘은 황당한 경험에 대해서.

효진: 황당한 경험.

석진: 네.

효진: 그런 경험 누구나 하나 이상씩은 갖고 있을 거라 생각을 해요.

석진: 네. 저는 특히 제 인생이 정말 재미있고, 황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의 경험은 보통 사람들보다 더 황당할 것 같아요.

효진: 그래요?

석진: 네.

효진: 하나만 들려주세요.

석진: 알겠습니다. 이거 원래 제가 오디오북에 쓰려고 아껴 뒀던 건데, (조금만 얘기해 주세요.) 그냥 다 알려 드릴게요. 때는 제가 군대에 있을 때였어요.

효진: 남자들은 꼭 군대 얘기 좋아하더라고요.

석진: 네. 군대... 아주 많은 이야기가 생겨나요. 제가... 밤이었어요. 제가 들어온 지 일 년 밖에 안 돼서, 제가 계급이 낮았거든요. 그때 제가 보초를 서고 있었는데, 밤이었어요, 한 밤 12시 쯤, 근데 너무 졸린 거예요.

효진: 졸리죠. 12시니까.

석진: 그런데 졸면 안 돼요. 보초를 서고 있으니까. 졸면 안 돼요.

효진: 그렇죠.

석진: 그런데 너무 졸린 거예요. 그래서 한 손은 총을 들고 있고, 주위를 살펴야 되는데, 계속 눈이 깜박깜박 감기는 거예요.

효진: 네.

석진: 그러다가 제가 잠깐 잠이 들었나 봐요. 그런데 잠깐 꿈을 꿨나 봐요. 꿈에서 누가 제 귀에 와서 “아이고 수고하십니다.” 그러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아... 네. 감사합니다.”라고 했는데, 그 말을 실제로 해 버린 거예요.

효진: 잠꼬대처럼?

석진: 네. 네. 그래서 제가 그 말 하면서 깨 버린 거예요. 제 바로 뒤에 저희 선임이 있었거든요. 저보다 계급이 높은 병사가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한테 잘 보여야 되는데, 그렇게 제가 잠꼬대했다는 게 들킬까 봐 너무 무서운 거예요. 그때 당시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선임병 말고는 아무도 없었는데, 제가 혼자 “아이고, 감사합니다.”해버린 거예요.

효진: 창피해요. 오빠.

석진: 그래서 그 선임병이 “뭐야?”라고 물었는데, 제가 “아닙니다. 아닙니다.”하면서 다시 잠을 깨고 보초를 섰거든요. 그때가 정말 황당했어요.

효진: 창피해요. 황당한 게 아니고 창피해요. 오빠.

석진: 이거 오디오북에 안 쓰길 잘 한 것 같아요.

효진: 오디오북에 쓸 만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아요.

석진: 그렇구나. 그럼 효진 씨는요?

효진: 저는 사실 되게 많은 일이 있었는데, 기억이 안 나네요. 기억이 안 나는데, 하나 기억이 나는 거는 제 얘기는 아니고, 제 친구 얘기인데. 저랑 제 친구가 명동에서 쇼핑을 했어요. 그때가 고등학생 때였던 걸로 기억을 하는데, 명동에서 쇼핑을 하고 지하철을 타려고 내려왔어요. 그런데, 지하철이 딱 와서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그 친구 신발이 그 지하철하고 플랫폼 사이 있잖아요. 거기 톡 빠진 거예요.

석진: 그 간격에.

효진: 네. 너무 창피하잖아요. 그래서 “어떡해! 어떡해!”하고 그냥 내렸어요. 일단.

석진: 그러면 한 쪽 발에 신발이 없는 상황이겠네요.

효진: 밑으로 떨어진 거죠. 근데 어떤 사람이 지나가면서 그걸 보더니 저기 아저씨한테 이야기를 하라고 역무원 아저씨한테... 그래서 역무원 아저씨한테 이야기를 했어요. 제가 가서. 얘기를 해서 아저씨가 이제 내려가서 주워 주시고 딱 제 친구한테 신발을 주려고, 신발을 받으려고 하는데, 그 순간 누가 제 친구의 이름을 부르면서, 예를 들어 제 친구 이름이 “경화”라고 해 봐요. “경화야!” 이렇게 부르는 거예요. 제 친구가 너무 놀라서 “어, 오빠” 이렇게 얘기를 하고, 인사를 하고 갔는데, 너무 창피한 순간이잖아요.

석진: 떨어진 신발을 받는 순간에.

효진: 근데 그 오빠를 얘가 몇 년간 좋아했거든요. 그래서 걔가 너무 창피해하고 진짜 너무, 둘 다 너무 황당하고 창피해갖고, 진짜 한동안 지하철을 못 타고 있었던 기억이 나요.

석진: 그게 되게 창피할 수도 있는 경험이겠네요. 여자들한테는.

효진: 남자한테도 창피할 것 같아요. 특히나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인 거잖아요.

석진: 얼마나 인간적이에요. 저는 좋은데.

효진: 그래요? 그런가요?

석진: 네. 저는 되게 귀엽게 볼 것 같아요. 그 사람을 좋아하든, 안 좋아하든.

효진: 나중에 둘이 잘 됐어요. 근데.

석진: 진짜요?

효진: 네. 나중이 둘이 잘 됐는데. 그리고 저는 개인적으로 완전 길치예요. 오빠.

석진: 그런 줄 알았어요.

효진: 정말 길치예요. 어느 정도 길치냐 하면은, 길을 가다가 가게에 마음에 드는 게 있어서 들어가잖아요, 딱 가게에서 물건을 보고 나와서, 내가 어느 쪽으로 오고 있었는지 그걸 까먹어요. 길치라서 생긴 황당한 일들이 참 많이 있었어요. 집에 가는 버스에서 길을 잃어 갖고, 산꼭대기까지 간 적도 있고, 종로 길바닥에서 서울... 제가 서울 출신이잖아요. 종로에서 교보문고 찾다가 세 시간 거리를 헤매다가 집에 온 적도 있고, 저는 주로 길을 잃은 거에 관련해서 그런 황당한 일들이 좀 있었어요.

석진: 그럴 때는 그냥 효진 씨가 걷는 걸 좋아한다고 얘기하는 게 효진 씨 이미지에 더 좋을 것 같아요.

효진: 저 걷는 거 좋아하는 거예요. 여러분.

석진: 이거 생각나요. 저 가족들과 같이 바닷가에 놀러 갔어요. 그때 다른 먼 친척들도 같이 있었기 때문에, 같이 놀았었거든요. 근데 어느 순간 제가 바닷가에서 놀다가 그 친척 손을 잡고 있다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같이 놀자고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정신 차리고 딱 보니까 그 친척이 멀리 있는 거예요.

효진: 그럼.

석진: 그래서 “내가 뭘 잡고 있지?” 이렇게 생각하면서 봤는데, 진짜 팔뚝만한 고기가 제 손에 있는 거예요.

효진: 징그러. 징그러워요.

석진: 그래서 제가 보고 “우와아악!” 놀래서 그 고기를 놓쳐버렸어요.

효진: 고기를 손으로 잡기도 힘든데, 그렇게...

석진: 그 순간 놓치고 나서 너무 아까워했잖아요. 정말 안타깝고, 황당했어요.

효진: 진짜 황당하고, 좀 징그러워요. 오빠. 막, 고기를 말을 하고, 물고기랑... 얘기하고 나니까 다 창피한 얘기밖에 없네요.

석진: 저희가 이번 이야기에서는 서로의 황당한 경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 봤는데요, 여러분은 어떤 황당한 경험들이 있는지 저희들한테 알려 주시면 정말 재밌을 것 같아요.

효진: 네. TalkToMeInKorean에 오셔서 코멘트로 남겨 주세요.

석진: 전 세계의 황당한 경험들이 올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효진: 그러면은 여러분, 저희는 다음 이야기에서 뵙겠습니다.

석진: 네. 그럼 안녕히 계세요.

효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