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TMIK Iyagi #86

Published: Nov. 29, 2011, 4:29 a.m.

경화: 안녕하세요. Talk To Me In Korean의 이야기입니다.

석진: 안녕하세요. 경화 씨.

경화: 안녕하세요. 석진 오빠.

석진: 안녕하세요. 여러분.

경화: 안녕하세요. 여러분.

석진: 경화 씨, 오늘 주제가 뭐죠?

경화: 오늘 주제는요. 이사예요, 이사.

석진: 이사! 경화 씨, 어렸을 때 이사 많이 해 봤어요?

경화: 사실 저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이사를 딱 세 번 해 봤어요.

석진: 세 번이요?

경화: 네.

석진: 세 번이면 적게 한 건 아닌 것 같은데.

경화: 네. 근데 그 중에 두 번은 아파트 옆 동으로 이사한 거였어요.

석진: 바로 옆 동네로?

경화: 네. 아파트에 “101동”, “102동” 이렇게 있잖아요. 그 옆 동으로 이사한 경우라서 멀리 이사한 건 한 번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석진: 어디서 어디까지 해 보셨어요?

경화: 저는 그 먼 이사가 뭐였냐면 광주에서 서울로 이사한 거였어요.

석진: 이야! 정말 멀리 하셨는데요?

경화: 네. 그 때 정말 기분이 이상했어요. 왜냐면 굉장히 먼 도시인데, 앞으로 다시 갈 일이 없을 거란 생각이 들어서, 그 광주를 떠나는 날 굉장히 기분이 이상했던 기억이 나요.

석진: 저는 “이사” 하면 친구가 제일 떠올라요.

경화: 친구요?

석진: 네. 네. 이사를 하게 되면 다니던 학교까지 옮겨야 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경화: 네, 맞아요.

석진: 이사를 해서 전학을 오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또 이사를 가기 때문에 전학을 가는 친구들도 되게 많았던 것 같아요.

경화: 네. 맞아요. 어릴 때는 “이사” 하면, “전학”과 같이 생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친구들과 헤어질 생각 하니까 슬펐었고, 또 그 전학 갈 때는 학생들 앞에서 인사하면서 울잖아요. 근데 저는 그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중학교 1학년 끝나고, 중학교 2학년 시작하기 전 그 봄방학 있죠? 그 때 이사를 했어요.

석진: 약한 모습 안 보이려고?

경화: 네. 친구들과 헤어지는 걸 좀 자연스럽게 하고 싶어서 그렇게 했더니 친구들이 오히려 서운해 하더라고요.

석진: 그렇군요.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같은 교실에 있던 친구가 친구들을 떠나기 싫어서 막 떼를 쓰는 거예요. 교실 안에서 막 울고 있고, 가족들한테도 제발 이사 가지 말자고 그렇게 되게 심하게 떼를 썼나 봐요. (네.) 그래서 이사를 간다고 갔는데 일주일 후에 다시 돌아온 거예요.

경화: 진짜요?

석진: 네.

경화: 믿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다시 그냥 계속 거기 살았어요?

석진: 네.

경화: 어떡해...

석진: 모르겠어요. 이사는 했지만 학교는 안 옮겼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에.

경화: 아, 그렇구나.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싫어서.

석진: 네. 네. 멀리서 오는 걸 감수하고 그렇게 왔던 것 같아요.

경화: 아, 그렇구나. 근데 전학을 많이 다닌 친구들 있잖아요. 어릴 때 이사를 많이 다녀서. 그런 친구들은, 왜 그런 얘기 있잖아요. “빨리 성숙해진다”고. 친구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걸 자주 접하다 보니까, 그것에 적응을 하면서, 친구들한테 벌써 정을 많이 주지 않는 법을 깨우친대요. 빨리. (아, 그래요?) 네. 그래서 되게 어른스러워진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저는 그게 되게 슬프게 들렸어요. 확실히 어릴 때는 친구들과 헤어지고 또 새로운 친구 만나는 게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석진: 그렇군요. (네.) 보통 이사할 때 보면 이사 업체를 부르잖아요? (네, 맞아요.) 경화 씨는 이사 업체하고 관련된 그런 에피소드가 있어요?

경화: 그 에피소드라기보다는 얼마 전에 외국인 친구가 이사를 앞두고 굉장히 걱정을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짐을 다 싸고, 또 다시 짐을 풀어야 되는 일이 되게 막막했나 봐요. 근데 제가 그 이삿짐 센터에 대해서 얘기를 해줬어요. “알아서 포장도 다 해 주고 다시 가서 또 다시 진열까지 다 해 주니까 걱정하지 말아라.” 그랬더니 되게 놀라더라고요. 그 미국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짐을 싸고 본인이 직접 짐을 푼다고 하더라고요.

석진: 아, 저희가 방금 포장 이사라고 이제 말씀 하셨는데, 포장 이사에 대해서 간단하게 한번 소개 해 주실래요?

경화: 네. 포장 이사는 그 이삿짐 센터에서 사람 몇 분이 오셔서, 박스를 다 갖고 오시고, 뾱뾱이라고 하는, (에어캡!) 네. 그 에어캡까지 다 가지고 오셔서 깨지기 쉽거나 조심히 다뤄야 하는 것들까지도 조심히 싸 주시고, 또 책이나 이런 모든 것들을 어디에 있었는지까지 기억해서, 그대로 짐을 싸서 새 집으로 가셔서 다시 그대로, 예를 들어서 책상 서랍에 있던 그 물건들까지 그 위치에 제대로 다 돌려 놔 주시는 그런 시스템이죠. 그리고 청소까지 해 주세요. (청소까지요?) 네. 청소까지 해 주시고요. 또 혹시나 파손된 물건이 있으면 보상도 해 주세요.

석진: 그런데 이삿짐 센터 중에서는 그런 서비스가 좋은 데가 있는가 하면 나쁜 데도 있다고 들었어요. (네.) 제가 들었던 안 좋은 사례는 아줌마 몇 분이 오셔서 이제 짐을 막 쌌는데 불평을 되게 많이 하시더래요. 나중에 이사 하는 그 집에 가서도 짐을 제대로 풀지도 않고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돈도 많이 달라고 하고... 막, 그걸 들으니까, 저는 이사할 때 되게 걱정 많이 했었거든요. 다행이 중간 정도 수준의 서비스를 하는 그런 이사 업체를 만나서 그저 그랬어요.

경화: 아, 그랬군요. 그렇게 썩 좋지도 않았군요.

석진: 네. 아침부터 술 냄새가 나더라고요. 아저씨들이. (아, 이럴 수가.) 아저씨 두 분이 오셔서 정말 열심히 해 주셨는데 술 냄새가 많이 나더라고요.

경화: 아, 그게 단점이었군요. 그래서 보통 포장 이사 업체는 주위의 추천을 받아서 선택을 하더라고요.

석진: 아! 그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네, 맞아요.) 추천. 여러분들도 한국에 오셔서 이제 이사를 할 때 이런 포장 이사 한번 이용해 보세요. (네, 맞아요.) 약간 비싸죠.

경화: 네. 편한 대신에 조금 비싸죠.

석진: 하지만 몸이 너무 편하답니다.

경화: 네, 그렇죠. 무거운 거 안 들으셔도 돼요.

석진: 지금까지 저희가 이사에 대해서 얘기 해 봤어요. 한국의 이사, 포장 이사라는 아주 특별한, 그런 서비스가 있다는 것도 알아 봤는데요. 여러분은 이사할 때 과연 어떻게 하는 지, 경화 씨가 말했던 것처럼 혼자서 다 하는지 아니면, 한국처럼 그런 포장 이사 같은 서비스가 있는지 많이 궁금해요.

경화: 네. 그리고 이사하는 것 좋아하시는지 아니면 한 곳에서 오래 사는 걸 좋아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석진: 네. 그럼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경화: 안녕히 계세요.